"새우가 고래를 품으려 했다"는 평가를 들었던 에디슨 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쌍용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계약이 자동 해제되었다고 공시했습니다. 에디슨 모터스 측이 인수대금 예치시한인 지난 25일까지 계약금 305억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 2000만원을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에디슨 모터스
에디슨 모터스는 함양과 군산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천연가스버스, 전기버스, 전기트럭을 전문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현대 자동차의 독과점 상황에서 영업을 하고 있으며, 전기버스 대중화와 함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업체입니다.
대중들에게는 '유퀴즈 온 더 블럭'에 강영권 대표가 출연하면서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알고싶다' PD 출신인 강 대표는 방송사 PD를 그만두고 외주 제작사를 창업해 호기심 천국을 제작하는 등 승승장구하다가 다시 산업폐기물 소각업체를 설립해 운영했습니다. 그러다가 업체를 1138억원에 매각하고, 중국 자본에 매각된 TGM(에디슨 모터스의 전 사명)을 인수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고 인수한지 3년만인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유퀴즈에 출연한 강대표는 전 재산을 투자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 "2030년에 전기차 시대가 온다고 들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대비를 그 시절만 해도 안 하고 있었다"며 "유일하게 하던 회사가 중국에 팔려서 그 회사를 다시 사와야 하나 10개월 고민했다"고 밝혔습니다.
강 대표는 "큰마음 먹고 전 재산을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전기차 회사를) 인수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방송을 통해 에디슨 모터스를 알리고 호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에디슨 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그러던 중 쌍용차의 인수 대상으로 에디슨 모터스가 선정되었다는 빅 뉴스가 나왔습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법정관리 이전인 지난해 3월정도부터 비공식루트를 통해 쌍용차에 투자의사를 제안하며 쌍용차 인수를 준비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7월 쌍용차의 예비입찰에 공식 참여하게 됩니다. 에디슨 모터스의 2020년 매출은 897억원이고 쌍용차의 2020년 매출은 2조 9297억원이었는데요. 말 그대로 새우가 고래를 품으려 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신 에디슨 모터스는 KCGI, 키스톤PE 등의 투자자들과 함께 인수를 준비했습니다.
쌍용차 인수 경쟁자였던 SM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고, '카디널 원 모터스'와 손잡은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이 자금조달 증빙 부족으로 평가에서 제외되면서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에디슨 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한 다음 쌍용차를 통해 전기차 15만대 등 연간 30만대 수준의 생산량 증대를 계획하며, 3~5년 내 흑자전환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에디슨모터스와 쎼미시스코, 키스톤, KCGI가 1차 유상증자를 통해 3100억원, 2차 유상증자를 통해 4900억원을 마련하고 산업은행으로부터 7000~80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에디슨 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에 여러가지 잡음이 생기게 되었고, 결국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에서 키스톤 PE이 탈퇴하면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쌍용차와 에디슨 모터스가 지난 1월 10일 체결한 M&A 투자 계약에 따라 관계인 집회 개최일 5영업일 전까지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인수대금 납입이 완료되지 않았고, 쌍용차 측은 투자 계약에 따라 에디슨 모터스와의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에디슨 모터스 측이 관계인집회 연기를 통해 시간을 벌어보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1년 가까이 진행된 에디슨 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는 최종 무산되었습니다. 문제는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에 줬던 인수 계약금 305억원도 돌려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에 에디슨 모터스는 계약금 305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해졌습니다.
또 한, 투자 계약 당시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에 약속한 운영자금 500억원 중 1차 대여금인 300억원도 당장 돌려받지 못할 전망입니다. 대신 에디슨 모터스는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의 '채권자' 신분이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에디슨 EV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쌍용차를 품에 안고 주요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주가도 무너지는 모습입니다.
에디슨 EV의 주가 차트를 보면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습니다. 에디슨 EV는 원래 '쎄미시스코'였지만 전기차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에디슨 EV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2017년 상장한 이후 1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6월 중순에는 10,000원대로 주가 상승이 있었고 작년 12월 12일에는 82,40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그 이후 산업은행에서 자금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지난 22일에는 최근 4개년도 연속 영업손실이라는 공시가 뜨고, 코스닥시장본부에서 관리종목 지정우려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공시해 7.8% 가량 주가가 하락해 꾸준히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인수 무산 소식이 떴고, 바로 하한가로 내려앉았습니다.
쌍용차 역시 에디슨 모터스와의 인수 계약이 무산되면서 재매각을 추진한 예정입니다. 다만 재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지난해 쌍용차의 공개 매각이 진행되었을 때, 11곳의 업체가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본 입찰에는 3개의 컨소시엄만 참여했습니다. 그나마도 2곳은 자금조달 계획이 부족해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결국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입니다.
아마 다시 입찰을 해도 마땅한 협상대상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쌍용차가 직접 인수 할 대상을 찾아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기한은 올해 10월 15일까지입니다. 그 전까지 치열하게 인수 대상을 찾을 예정이지만 그 이후에는 법원이 M&A를 주도하거나 최악의 경우 기업 청산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EY한영회계법인에 따르면 쌍용차의 청산 가치는 9800억원, 존속 가치는 6200억원으로 평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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