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흔히 리볼빙이라고 부르는 서비스를 사용한 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17% 증가했다고 합니다. 리볼빙 자산의 증가는 신용카드 사용 고객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라서 부실이 점점 수면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볼빙이란?
리볼빙(Revolving Credit)이란 신용카드 서비스 중 하나로 신용카드 사용 금액 중 일정 비율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카드값이 100만원이 나왔는데 당장 돈이 없는 경우라면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해 10만원 정도만 상환하고 90만원은 돈이 생기는 다음달로 상환을 연기할 수 있는 겁니다. 단순히 결제일을 다음달로 미루는 것으로 상환해야하는 카드 값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대신 고객은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카드값 연체로 신용도 하락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리볼빙 역시 카드론처럼 신용등급을 갉아 먹을 수 있는 여신 상품으로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쓰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고 합니다)
카드사는 이번달에 받을 카드값을 다음달로 미뤄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데요. 이 수수료가 조금 높습니다. 신용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마다 차이는 있지만 결제 대금의 5%에서 23.9% 가량입니다. 50만원을 리볼빙해서 나중에 갚겠다고 미뤘을 때 최대 119,500원의 이자를 내야할 수도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리볼빙을 사용할 경우 높은 수준의 수수료를 내면서 카드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으니 정말 주의해야합니다.
리볼빙 잔액 급증
이처럼 리볼빙 서비스는 채무불이행으로 잡히지는 않습니다. 카드사에서 갚아도 되는 기간을 연장해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현금 흐름을 가지고 있는 고객이라면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리볼빙 자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결국 제때 카드 값을 상환하지 못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하나, 롯데, 우리)의 리볼빙 카드 자산은 지난해 말 15조 4162억원을 기록해 2020년 말 13조 1944억원 대비 16.8% 늘어났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액은 779조원으로 전년 705조 3000억원 대비 10.4% 증가했습니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것에 비해 리볼빙 자산이 더 많이 늘어났습니다.
카드회사들은 리볼빙 자산이 증가하는 것이 고객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잠재적인 부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 카드사들은 연체율을 1% 안팎으로 관리해서 부실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고 있습니다만 잠재 부실을 우려해서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습니다. 리볼빙의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 의무는 없지만 잠재적인 부실의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차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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