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보다는 소중한 것에 대한 '집중'일지 모릅니다. 교보문고에 들려서 요즘은 어떤책이 있는지 둘러보다가 '초집중'이라는 매력적인 제목의 책이 베스트 셀러칸에 올라가 있는 것을 보고 앉아서 수십분을 들여다 봤습니다.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보고 주제가 최근 고민하고 있는 내용과 이어질 것 같아 리디북스에서 e북으로 구입, 읽기 시작했습니다.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
요즘 우리는 참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10분짜리 영상하나만 보려고 유튜브를 틀었는데 동영상을 보다보면 한두시간이 훌쩍지나가 버립니다.
유튜브 같은 컨텐츠 플랫폼 입장에서는 사용자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오래 머무르도록 만드는 것이 수익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때문에 과거에 내가 봤던 영상, 플레이 타임, 검색어 같은 정보를 최대한 사용해서 내가 혹 할 것 같은 동영상을 계속 추천해줍니다. 정신차리지 않으면 하루종일 동영상을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비단 유튜브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대부분의 플랫폼이 끊임없이 우리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보급되기 이전의 세상에서도 집중하기는 힘들었겠지만 분명 갈수록 집중하기 힘든 세상이 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자동화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오래 살아남고 인기를 얻게 되는 직업은 하나 같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문제는 이런 능력은 하나같이 주어진 과제에 고도로 집중할 때 발휘됩니다. 따라서 21세기를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초집중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짓과 딴짓
저자는 집중을 설명하기 위해 '본짓(Traction)'과 '딴짓(Distraction)'이라는 단어를 도입합니다.
'본짓(Traction)'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가까워지게 하는 행동입니다. 반대로 '딴짓(Distraction)'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서 멀어지게 하는 행동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고,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딴짓'을 줄이고 '본짓'에 집중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성공하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업무라는 본짓에 집중해야하고, 성적을 잘 받고 싶은 학생이라면 공부라는 본짓에 집중해야합니다. 하지만 업무 중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보는 딴짓을 하거나 공부중 유튜브를 보는 딴짓을 하게 됩니다. 본짓에 집중해야하지만 이 세상은 딴짓을 유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로 꽉차있습니다. 그것들은 언제나 우리들을 딴짓으로 이끌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초집중은 하기로 한 일을 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딴짓에 이끌리지 말고 최대한 우리가 원하는 것에 가까워지게 하는 본짓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내부계기를 정복한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불편을 해소하고 싶은 욕구가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쾌락보다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움직인다는 말인데요. 딴짓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방해하는 스마트폰이 딴짓의 원흉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눈 앞에서 치워버려도 딴짓의 근본 원인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에 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다른 딴짓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배고픔'이라는 불편함이 생기고, 업무라는 본짓에 집중하지 못하고 밥시간까지 인터넷 서핑을 하는 딴짓을 하게 됩니다. 혹은 밥을 먹고 자리에 앉아 있노라면 '졸림'이라는 불편함이 생기고 업무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근본적인 원인인 '배고픔'이나 '졸림'을 해소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PC만 치워버린다고 해서 본짓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아침을 먹어서 '배고픔'이라는 불편함이 최대한 늦게 생기도록 한다던가, 점심시간에 15분 가량 낮잠을 자서 오후 시간의 '졸림'을 해소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혹은 힘든 일도 놀이가 될 수 있고 꼭 즐겁지 않은 놀이도 우리를 불편에서 해방시킬 수 있습니다. 하는 일이 따분하다면 스스로 '도전과제'를 설정해서 퀘스트를 깨듯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본짓으로의 집중을 위해서는 나 자신, 내면에서 시작해야합니다.
2. 본짓을 위한 시간을 확보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사람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딱 하나만 보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알면 어떤 사람이 될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각종 잠금장치와 보안 시스템을 쓰면서 시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안한다.
우리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강조하면서도 본짓을 위한 시간의 보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의 가치관의 실현을 위해 시간을 내지 않는다면 인생의 어느 한 영역에 시간을 쏟아 붓느라 다른 영역에는 소홀해지게 됩니다.
회사일을 열심히하는데 바빠서 가족이나 친구 관계에 소홀해지거나 육아에 지쳐 몸과 마음의 건강과 우정을 챙기지 못하다보니 원하는 사람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만성적으로 가치관을 등한시하면 스스로 부끄러운 존재가 된다. 인생이 한쪽으로 치우치고 무너진 기분이 든다. 그러면 불만에서 도피하기 위해 점점 더 딴짓을 찾게 되고 당연히 문제는 더욱더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가치관이 먼저 정립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행동을 딴짓이라고 부르려면 먼저 그게 자신을 무엇에서 멀어지게 하는지 알아야만 한다.
일반적인 학생들에게는 '게임'이 딴짓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게임'이 딴짓이 아닌 본짓이 될 수 있습니다. 가치관을 실현하려면 일정에서 그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본짓에 쓸 시간을 미리 떼어 놓아야만 딴짓에 등을 돌릴 수 있습니다. 미리 계획해 놓지 않으면 본짓과 딴짓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쓰는 시간을 3대 인생 영역으로 나누어 생각하도록 했습니다. 3대 영역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정리하면 내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계획하는지, 내가 원하는 모습에 다가가고 있는지 더욱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3개의 껍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나'입니다. 이 세상은 결국 1인칭입니다. 내가 행복하면 세상은 아름답고, 내가 불행하면 봄에 흩날리는 벚꽃도 저주스러운 쓰레기가 됩니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관계가 망가지고, 결국 일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수면, 위생, 영양 섭취를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정크푸드 대신 영양소가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하며 위생에도 신경써야 병에 걸리지 않게 됩니다.
그런 다음 관계에 신경써야 합니다. "일의 성공보다는 가정의 평화가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찌꺼기 시간에 만족하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가치관을 실천하고 자신의 몫을 다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면 모두에게 이롭다.
가족이나 친구, 지인과 연락하는 시간을 확보해 놓도록 합니다. 누군가가 소중한 사람이라면 정기적으로 그 사람을 위한 일정을 잡아놓도록 해야합니다. 가족을 위해서 저녁시간을 비워둔다던가, 친구를 위해 한달에 하루 정도는 저녁시간을 비워두는 등의 시간을 확보해 둡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결국 관계가 중요합니다.
그런 다음 일을 위한 시간을 관리하면 됩니다.
다행히도 시간관리를 위한 '구글 캘린더'라는 툴이 있고, 열심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러개의 캘린더를 만들고 색깔로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업무를 위한 시간과 가족을 위한 시간, 나를 위한 시간을 분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3. 외부 계기를 역해킹한다.
딴짓을 유발하는 내부계기를 모두 해결했지만 외부 계기로 인해서 딴짓이 유발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떠 있는 '알림버블'은 우리를 딴짓으로 유발합니다. 카카오톡 아이콘 옆에 떠 있는 '10' 이라는 숫자는 우리가 못 본 10개의 메시지가 새로 도착했다고 알려줍니다. 우리는 그걸 못 참죠. 바로 확인해서 10이라는 숫자를 깨끗하게 지워줘야합니다.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에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하면 스마트폰은 진동과 알림음으로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우리는 본짓을 하다가도 스마트폰의 알림에 메신저를 열고 메시지를 확인합니다.
스마트폰에서 알림을 끄는 기능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필요없는 앱은 스마트폰에서 지워버려 쓸데 없는 알림이 오지 않도록 합니다. 바탕화면은 최대한 필요한 앱들만 위치시켜 무심코 다른 앱을 실행시키지 않도록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스마트폰을 치우던가 뒤집어 놓고 쉬는 시간에만 확인하는 것입니다. (전화 알람 정도만 남기고 알람은 다 꺼서 본짓에 집중하도록 합니다.)
특히 업무상 사용하는 이메일은 지옥의 시작입니다.
이메일은 현대 노동자에게 내려진 저주다.
<세계정보관리저널> 논문에서는 사무직 노동자가 이메일을 확인한 다음 다시 업무를 보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기까지 평균 64초가 걸린다고 나와있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도착하는 이메일과 그 이메일을 알리는 알림이 우리를 본짓에서부터 딴짓(이메일 확인)으로 이끌게 됩니다.
이메일은 대부분 실시간성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근 직후, 점심시간, 퇴근 직전 같이 시간을 정해놓고 몰아서 처리하도록 합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도 외부 계기중 하나입니다. 업무상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는 행위는 사실 그 사람의 집중을 흐트러트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에는 주위 동료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언급하거나 헤드셋, 이어폰을 끼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방해를 하지 않게 됩니다. (물론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전부다 요약해버리면 안되기 때문에 여기까지 내용은 줄입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초집중'은 결국 '미니멀리즘'으로 통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읽은 다음의 책이 '미니멀리즘'과 관련된 책이었는데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줄이는..' 미니멀리즘과 초집중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싶으신 분들은 미니멀리즘과 관련된 책을 이어서 읽으면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이 책에서 영감을 얻었고, 미니멀리즘과 관련된 책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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