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부] 탕핑족이란?
최근 중국 청년층에서 '탕핑(身+尙平)족'이라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탕핑족'은 취업이나 결혼 등에 소극적인 젊은 층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N포세대'와 유사한 개념으로 결혼 및 취업, 연애, 출산, 내집마련 등을 완전 포기한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탕핑족
탕핑은 '바닥에 눕는다'라는 뜻으로 목적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의 '삼포족(연애, 출산, 결혼을 포기)'이나 '오포족(취업, 결혼, 연애, 출산, 내집마련을 포기)'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탕핑'이라는 단어는 한 청년이 중국의 트위터라고 할 수 있는 웨이보에 '탕핑이 곧 정의'라는 글을 올린데에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이 청년은 지난 2년동안 안정적인 직장이 없는 상태에서 매달 200위안(약 3만 5천원)의 돈으로 생활할 수 있었던 비법을 공개했습니다. 집에서 종일 두 끼만 먹고 낚시, 산책 등 돈이 안 드는 여가 활동만 했다고 합니다. 돈이 떨어지면 영화 엑스트라 알바를 한번하고 받은 돈으로 또 몇 달을 생활하는 방식으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소비해봐야 사회시스템과 자본가의 노예가 되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면서 착취만 당하고 결국 남는 것은 병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봐야 가파르게 오르는 집 값을 따라잡을 수는 없고, 열심히 일해봐야 자본가들만 더 돈을 버는 세상이라 차라리 기본 생활에 필요한 소득 정보만 올리고 다른 생활들은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아등바등하면서 돈의 노예로 살기보다는 아무것도 안하고 맘 편히 살겠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중국의 대졸자는 834만명에 달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학 졸업을 하고 취업시장에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해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습니다.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좁디 좁은 취업문을 뚫어도 996근무(오전 9시에서 밤 9시까지 주 6회 근무)를 해야하며, 그렇게 살아도 생활이 나아지기는 커녕 골병만 들게 됩니다. 탕핑족은 이런 답도 없는 경쟁의 사다리를 아예 처음부터 타지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탕핑족
중국 정부는 이런 탕핑족의 급속한 확산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둔화된 경제가 탕핑족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만나면서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더 많이 사용해야 경제가 활력을 찾고 빠르게 순환되는데요. 탕핑족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면서 일을 하지 않겠다는 주의라서 경제활성에 걸림돌이 됩니다.
신화통신 등 중국의 관영 매체는 '탕핑은 부끄러운일이며, 정의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스트레스 앞에서 젊은이들이 탕핑을 선택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부끄럽게 생각해야하며 부지런히 일해야만 꿈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탕핑족은 우리나라의 N포세대(삼포족, 오포족 등)와 매우 비슷합니다.(일본에는 사토리 세대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로 시장에 돈이 역대급으로 풀려있는 상황에서 자산가치가 매우 빠른속도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요즘 열심히 일만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받고, '벼락거지'가 되어 버립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 값이 올라가는 속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PIR 지수를 보면 은퇴할 때까지 일해도 주택담보대출을 다 갚기 힘들지경입니다.
그런 가운데 옆팀의 김대리는 주식투자를 해서 몇 억을 벌었고, 이과장님은 대출을 받아서 사놓은 집이 벌써 두배가 되었습니다. 올해 입사한 박사원은 코인 투자로 몇 억을 벌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일에 집중하고, 열심히 일만하자고 말하는 사람은 바보취급받습니다. 당장이라도 뭔가를 투자해야합니다. 열심히 일할맛이 날리가 없습니다. 일할 맛이 안나면 열심히 일을 하지 않게 되고, 업무 효율이 떨어지면 기업의 생산성도 하락하게 됩니다. 결국 탕핑족의 문제는 사회문제일뿐만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